2016년 2월 28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

▲ 사람 모양의 와인오프너 ‘안나(ANNA)G’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대부,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개척자이기도 한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전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에서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서울디자인재단, 아뜰리에 멘디니,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공동 주최이며, 그의 이름을 걸고 이루어지는 대규모 단독 전시로는 동아시아 최초다.

이번 전시는 작품 선정에서부터 전시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직접 기획해 더욱 의미가 깊다. 그는 전시장 내부를 디자인하며 “비대칭형 곡면이 많아 특이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공간을 활용해 예술과 산업디자인, 역사적인 것과 요즘의 것을 아우른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지오스트리나(Giostrina) 2000

전시 주제는 ‘디자인으로 쓴 시(The Poetry of Design)’. 그간 ‘상품’이나 ‘산업’으로서의 디자인과는 상당히 다른 패러다임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멘디니는 지나친 소비 지상주의와 기능주의로 흐르던 모더니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디자인에 순수미술을 도입하거나 다양한 가치들을 담는 등 획기적인 실험을 했다. 그는 화사하면서 예술적이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그의 디자인은 전세계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을 촉발시켰고, 이후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거장으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다.

전시회는 멘디니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모든 것을 보여줄 총 600여점의 작품을 총 1,300제곱미터에 달하는 디자인전시관에 펼쳐놨다. 멘디니의 방대한 디자인 세계와 디자인 철학, 건축가와 건축잡지 편집장으로 시작한 그의 드라마틱한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디자인 철학과 비전을 돌아볼 수 있다.

전시 작품 중에는 멘디니를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개척자로 만들어준 대표작 프루스트 의자(Poltrona di Proust)를 크게 확대한 조형물, 트리엔날레 밀라노 디자인 뮤지엄에서 대여한 150점의 드로잉들도 포함돼 있다. 

▲ 멘디니의 대표작 ‘프루스트 의자–기하학버전(Poltrona di Proust -Geometrica)’ 2009

또한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비사짜 재단 소유의 3~5m 크기의 초대형 모뉴멘트 디자인 작품들은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건축가 프란체스코 멘디니와 함께 만든 건축 모형과 그의 디자인 회사 아뜰리에 멘디니에서 스텝들과 같이 만든 건축 모형들도 전시되며, 한국 전시를 기념해 한국 작가들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한 영상과 설치작품들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의자들이다. 전시물이기도 한 의자에 마음껏 앉아볼 수도 있다. 독특한 의자들이 막상 앉아보면 편안하다. 넓은 전시장을 돌아보다 다리 아플 걱정은 없는 전시다.

전시회는 관람하는 대상을 어린이, 어른 그리고 디자인에 특별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구분하고 각 부류의 사람들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불과 함께 멜로디가 켜지는 전등, 회전목마 작품, 인간적 감성이 살아있는 사람얼굴의 와인 오프너 안나G 등 천진난만한 동심이 잘 표현된 디자인은 다소 실험적이어도 남녀노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디자인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글귀들도 많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교과서가 될만한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박지나 큐레이터는 “유머와 변신, 협업, 색채 배합의 마술사로 불리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대부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세계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티켓 가격은 일반 14,000원, 대학생 12,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문의 02-3143-4360 

▲ 작은 성당(Little Cathedral) 1996-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