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aterscape_물풀 1504

▲ 'Waterscape_물꽃 1634

'이수관지(以水觀之, 물로써 세상을 보다)'를 예술관으로 삼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송창애 작가의 '워터스케이프_水流花開'전이 지난 19일부터 청담동 백운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작가는 부드러움으로 모든 것을 이끌 수 있다는 물, 그 물로 그림을 그리는 '워터스케이프(WATERSCAPE)'는 물을 분사해 바탕에 칠해진 피그먼트를 지우고 씻어내는 독특한 기법을 전개한다. 순수한 물 자체로 완성하는 화면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송 작가는 “비정형의 물을 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애초에 물의 외형적 재현보다는 물이 지닌 속성들(유동성, 가변성, 정명성)을 통해 생명의 본질과 존재의 원형을 시각적으로 조형화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래서 물로써 물을 그린다”고 말했다.

또한 작가는 “보통 한 작품을 시작하면 단숨에 완성하곤 하는데, 끊임없이 흐르는 물을 컨트롤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저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물과 함께 흐르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나의 의지가 앞설라치면 선은 딱딱하고 생명성은 사라진다. 그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몰입을 요구하며, 즉흥성과 우연성은 워터스케이프의 필수불가결한 조형적 특징 중 하나이다. 이성의 개입은 최소화하되 직관과 본능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부제인 '수류화개 (水流花開, 물 흐르고 꽃이 피네)'는 소동파의 ‘십팔대아라한송’ 중 아홉 번째 아라한에 나오는 문구(空山無人 水流花開)로 우주자연의 섭리를 의미한다.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음(無爲)에도 불구하고 천지만물은 스스로 자기존재를 성립시키며 저절로 움직인다(自然).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물처럼 흐르고, 흐르는 모든 것은 유연하며 살아있다는 것이다.

하계훈 평론가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장지에 분채를 사용하면서 물로써 물을 그린,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인 작가의 개인전이다”며, “물(water)과 나의 혼연일체를 의미하는 부제인 ‘물我一體’가 의미하는 것처럼 작가는 물을 통해 주체와 객체, 관념과 현실, 물질계와 정신계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항 대립적 관계로부터 벗어나 바깥 사물과 내가 하나 되는 비분별지의 세계를 추구한다”고 평했다.

작가는 물과의 일체를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내재적 에너지를 꽃의 형상을 빌어 드러낸다. 짙푸른 심해 속에서 피어난 물꽃은 불완전한 존재의 완전성에 대한 원초적 그리움의 은유적 표현이다.

전시일정: 2016년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 전시장소: 청담동 백운갤러리 / 관람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관람문의: 3018-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