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들을 상대로 ‘정교사로 취업시켜주겠다‘며 억대의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형택)는 정교사 취업을 미끼로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사기, 공갈 등)로 사설 교육연구소장 강모(49)씨와 모 사립학교 이사장 아들 강모(54)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강씨가 운영하는 연구소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범행에 가담한 박모(69·실장)씨와 이모(39·팀장)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씨 일당은 지난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사립학교 정교사 취업을 준비중인 민모(34)씨 등 487명을 상대로 "교사 채용을 알선해 주겠다"고 속여 총 5억1000만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일당은 지난 1999년 강남구 역삼동에 S교육문화연구소를 차려 놓고 광고를 보고 찾아온 예비교사들에게 "교사 채용 인사권을 학교로부터 위임받았다"고 속여 회원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내 유일의 온오프라인 교사채용시스템을 갖추고 학교가 원하는 조건으로 교사 채용을 지원하는 매칭시스템을 개발해 국가로부터 지정된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 등은 부장교사, 강남8학군 교감 출신의 전직 교사를 행세하면서 "전국 사립학교 인사권자들과의 인맥으로 얻은 맞춤 정보를 제공하겠다", "정교사로 채용이 안되면 2013년 경기도에 개교할 예정인 한 대안학교 정교사로 채용해주겠다"고 거짓 광고하기도 했다.

특히 프리미엄 회원 조건으로 회비 1억2000만원을 일시 납부하거나 현금 500만원과 연봉에 50%를 회비로 납입하면 3년 이내에 정교사 채용을 보장해줄 것처럼 속여 예비교사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운 서비스 중 '인사권자의 위임 정보'와 '맞춤정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관할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게시된 채용공고문을 옮긴 수준에 불과했고, 프리미엄 서비스는 일반 서비스와 차이가 없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한 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하거나 인가받은 사실도 없었다.

그럼에도 강씨 등은 프리미엄에 가입한 예비교사가 자신의 실력으로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채용수수료를 납입하지 않으면 매월 10%의 이자가 붙고 아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전국 학교에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예비교사의 부모로부터 980만여원을 뜯어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경기 소재 모 실업계 고등학교 이사장의 아들인 강씨가 고령의 노모를 대신해 실질적인 이사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사 채용을 대가로 뒷돈을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검찰 조사결과 강씨는 교육연구소 측에 "연구소 회원 중 정교사를 추천해 채용해주면 사례를 하라"고 제안해 7000만원을 건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