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의료사고·진료차트 조작
-변호사는 소송 위임받고 사건접수도 안해

 강남의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의료사고에 대한 민사사건을 위임받고도 정당한 사유없이 사건접수조차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의료사고를 낸 의사는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무책임한 태도와 진료기록까지 임의로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법무법인 백상' 소속 A변호사는 지난 2011년 11월 24일 이모씨의 차녀 이모양의 의료사고소송을 수임받았다.  이모양은 강남구 소재의 모 성형외과에서 담당의사 B씨에게 코 성형수술을 받고 부작용으로 합병증까지 앓아야 했다. 

이에 이모씨는 수천만원 상당 진료비와 진료책임 등을 의료사고를 낸 담당의사 B씨에게 청구했다. 그러나 B씨가 초반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과 다르게 불성실한 대처와 후속조치, 진료기록부를 임의 조작하는 등 의료법 위반 등으로 일관하자 이모씨는 B씨를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어 이모씨는 이 사건을 A변호사에게 위임하고 담당의사가 과실을 인정한다고 밝힌 녹취록과 각서, 영동세브란스병원 의무기록지,조작된 진료차트 등을 증거자료로 전달했다. 

이모씨에 따르면 그 후 2012년 1월 3일  A변호사는 소송과 관련해 이모씨에게 "의료사건이지만 다른 사건과 다를게 있는가"라면서 승소를 장담했다. 또 진행과정에 있어서도 "진행 잘되고 있으니 걱정말라"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올해 3월초부터 A변호사는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거나 해외 출장을 간다는 등 이모씨를 피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8일 수상하게 느낀 이모씨가 서울지방법원에 확인한 결과  A변호사가 그동안 이 사건을 위임받고도 사건 접수조차 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무려 2년 4개월여동안 거짓 회유를 해왔던 것.  A변호사는 심지어 이모씨가 당초 전달했던 증거자료들도 대부분 유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를 추궁하는 이모씨 가족들을 앞에두고 유실한 증거자료에 대해 확인서를 작성하다 중간에 자리를  무단 이탈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백상'의 이상범 대표변호사는 이후 지난 7일 이모씨에게 안내문을 통해 소송과정에 있어 최대한 협조할 뜻을 내비쳤으나 관련 책임에 있어서는 '유감'이라는 표현으로 짧게 끝냈다.

이모씨는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사정이라든지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사건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는데 의사도 그렇고 변호사도 그렇고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한 사건접수조차 되지 않아 시효경과로 담당의사에게 손해배상에 관한 소를 제기 할 수 없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이모씨 가족들은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사와 변호사가 어떤 유착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면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사실에 대해 해당 법인과 담당변호사 등은 모두 본지와의 인터뷰를 피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모씨 가족들은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하지만 선임료의 몇프로 보상으로 합의보자고 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