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시민들 사이에 공포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와 강남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밤 박원순 서울시장의 기자 브리핑을 실시하자 강남구는 5일 “강남구, 메르스 공포 확산 방지 대책 긴급 발표” 제하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강남구는 지난 5일 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일 밤 박원순 서울시장의 기습 기자브리핑 후 주민들의 메르스 전염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감이 도를 넘자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4일 서울시의 기습 발표 후 강남주민 불안 공포 심각 수준이라며 ▲서울시의 보여주기식 행정 중단과 수차례 요구한 비상대책 수립 요구 ▲확진환자 격리병실 즉시 확보 요구 ▲재건축 총회 CCTV 동영상 자료 확보 분석 중 등”을 강조했다.

강남구는 또 “서울시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대형병원 의사가 지난 5월 30일 개포동 모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해 무려 1,565명이나 되는 대규모 접촉자가 발생했다’고 기습 발표한 다음날인 5일 강남구 보건소는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의 문의전화와 신고전화 등이 폭주해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고 밝히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날 밤 브리핑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이어서 강남구는 “사정이 이러한데도 서울시 및 질병관리본부는 일선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남구가 수차례 건의했던 비상대책 수립 요구를 묵살했다”고 서울시의 행태를 비난했다.

강남구는 일요일인 7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강남구는 그동안 메르스 방역대책 관련 현장에서 절실히 필요한 사항에 대해 수차례 서울시에 긴급히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묵살하고 더욱이 7일 오전 10시에 서울시 감사관실 직원을 보건소에 보내 각종 자료를 요구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남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야밤 기습 발표한 서울시가 정작 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지원책은 나몰라라하고, 오히려 자치구에 지시사항만 남발하는 생색내기 대책발표만 지속한다면 향후 감사원 감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와 강남구의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가 긴밀히 협조해도 부족할 시기에 서로가 메르스 확산 방지나 시민 안전보다는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강남구의 행태를 싸잡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