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 인근 행복주택 건립을 두고 강남구와 서울시 간에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SH공사가 지난 18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서울 수서동 727일대 공영주차장 터 행복주택 건립 관련 주민설명회가 주민 반발 등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은 해당 부지를 행복주택이 아닌 다른 용도로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으나 더 이상 늦추기 힘들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서울시는 대학생이나 신혼부부 등 사회 초년생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44가구 짓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복주택은 오래전부터 국책사업, 즉 국토부 연구개발(R&D) 사업의 일부로 지원금을 받고 있는 중요한 업무인데 주민과 강남구의 반대로 늦어지면서 현재는 사업승인도 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발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수서역 일대는)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정체가 극심해 행복주택으로 활용하기 적절치 않은 땅”이라며 “도로확충 필요성도 제기되는데다가, 특히 해당 부지는 광역버스 대형 환승시설이 들어설 가능성도 있어, 향후 교통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곳”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수서역 인근 주민들은 “주민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주장을 서울시 측에 전달했다. 이로써 설명회는 연기됐다. 행복주택 건립 비상대책위원회 송영모 씨는 “설명회를 진행하기 앞서 주민의견을 먼저 듣고 협의해야 한다는 의사를 시에 전했고 다음 주 쯤 서울시 담당자 등과 면담을 진행키로 했다”고 전했다.

해당 입지에 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을 두고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웠던 강남구 측은 최근 들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협의과정에서는 ‘임대주택 불가’ 입장이 여전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설명회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최대한 주민의 입장을 청취하고 강남구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