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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기상이변으로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수두룩하다. 강남구도 지난해 대치역사거리가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구는 지난해 침수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수로관 확장 공사 등을 통한 수해 대비를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강남구 곳곳에 장마철과 관련된 위험요소가 즐비하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경계를 흐르는 탄천은 낚시와 자전거,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곳 안전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하천에는 세월교(洗越矯)라고 하는 횡단교량이 설치돼 있다. 평상시에는 사람들이 건너고 장마철 같이 수량이 많을 때는 물이 교량을 넘어 흐르게끔 설치된 다리를 말한다.
그런데 이런 세월교에는 난간이 없다. 탄천에 있는 세월교도 마찬가지다. 다리 양 끝에 낮은 턱을 만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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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료원 후문 쪽 탄천변에 있는 세월교. 인명사고를 예방할 만한 난간이 없고, 진입로에 위험 안내 표지판도 없다. |
이에 대해 강남구청 하천 관련 담당자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하천 관련 시설물은 우기 때를 대비해 시설을 최소화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빗물에 떠내려 온 부유물이 다리에 걸리면 물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죠, 오히려 환경 단체에서는 자전거 전용도로 같은 포장도로 설치도 반대하며 하천 그대로의 모습 유지를 요구합니다.”
실제로 탄천을 가보니 올림픽대로를 연결해주는 청담1교 밑에 있는 다리를 제외하고는 난간이 없었다. 추락 경고 안내문도 없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난간이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삼성동에 사는 주부 조 모 씨는 운동 하러 탄천변을 매일 찾는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가끔씩 아래를 보면 아찔하긴 하죠, 뭐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한 남성도 한마디 한다. “수심이 깊지 않아서 (사람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오히려 물에 떨어지는 것 보다 크게 다칠텐데......”
대전에 있는 갑천에도 이와 같은 다리가 있는데, 지난해 이곳을 지나던 한 시민이 추락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아울러 청계천에서도 지난해 술에 취한 한 남성이 다리 난간에 기댔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술에 취한 상황에서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책임도 있지만 안전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은 서울시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려 유족에게 5천여 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서울시 도시안전본부 관계자는 "청계천 뿐 아니라 다른 교량에도 추락 위험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으로 규정된 안전기준에 맞춘 난간을 설치했기 때문에 5.8㎞에 이르는 청계천에 경고 안내판을 일일이 설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청계천의 난간을 법적 기준에 맞게 설치했기 때문에 안전 표지판 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탄천은 다르다. 난간 설치를 하지 않는 이유가 우기 때 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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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서역 인근 광평교 하부에 있는 세월교. 역시 다리 양 옆에 난간이 없고 심지어 다리 중간도 뚫려 있어 위험하다. |
하지만 우기는 1년 중 며칠에 불과하다. 그 시기를 빼면 사람들이 그곳을 이용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통행하는 다리에 여름철 한때만을 위해 난간을 비롯한 안전장치, 위험 표지판도 없는 것이다.
난간 설치로 하천 본래의 기능인 치수(治水)를 방해할 수 있지만 평상시 그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에 대한 배려는 왜 없을까?
일부 지자체에서는 하천 세월교에 시민들을 위한 안전 대책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평소에는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난간역할을 하고 물이 범람하면 자동으로 난간이 젖혀져 물의 흐름을 돕는 자동 난간을 설치한 것이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난간 설치 전) 위험하다는 민원이 많이 접수됐는데 지금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보행자의 경우 보다 자전거 이용 시민의 안전을 생각해 봤을 때 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겨울철 빙판길을 생각해도 필요한 조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하천의 물 흐름을 방해하는 시설물은 천변의 체육시설 등을 포함해 되도록 설치하지 않고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물의 흐름만을 고려하고 시민들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는 추세라면 한 번 되짚을 필요가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물의 흐름도 고려하고 시민들의 안전도 도모하는 적절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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