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區 "사기업 영리 시설 어떻게 세금으로 묻나"
통신사 "패소 땐 통신료 인상 불가피"
강남구(구청장 신연희)와 6개 통신회사(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가 통신설비 지중화 사업비를 놓고 기나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소송은 강남구가 성수대교 남단에서 남부순환로까지 이어지는 언주로 5.22㎞ 구간의 전선 및 통신 설비 '지중화 사업'을 벌이면서 발생한 도로 굴착 및 복구비(약 30억원)와 선로 이설 비용(약 42억원)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를 놓고 벌이는 소송이다.
사업비 부담 문제로 이견을 보였던 구와 통신사 측은 시공전인 지난 2007년부터 협상을 통해 일단 절반씩 공사비를 가부담키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구와 통신사 측은 소송을 통해 최종적으로 비용 부담자를 정하기로 했다.
5년여가 흐른 지금 통신설비 지중화 사업은 끝나 언주로 일대는 전봇대를 비롯해 각종 전선 등이 보이지 않는 거리로 바뀌었지만,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민사소송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1심 법원은 "통신회사들이 한전의 전주에 통신선을 설치하면서 한전과 협약을 체결했을 뿐 구청으로부터 별도의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무단 점용자인 통신회사들이 이전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통신선은 불법점용물이 아니고 강남구청이 지중화 공사의 원인 제공자 및 수익자에 해당하므로 강남구청이 공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현재 재판은 3심으로 넘어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사기업의 영리 시설을 지자체 비용으로 땅에 묻어 주는 건 말도 안된다”며 법원 판결에 반발하고 있다.
반면 통신회사들은 “전신주에 설치된 통신선은 한전과 임차계약을 맺고 적법하게 설치된 것”이라며 “(지중화 사업을 통해) 이를 불법 점용물로 보고 일방적으로 이전 비용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 통신회사 관계자는 "통신·방송 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업의 투자가 이런 일(소송)로 낭비되면 통신사들의 경영부담으로 이어져 통신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