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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부자동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와 서초구(구청장 진익철)가 빗물 처리비용 3억원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비용은 강남구와 서초구 예산의 0.053%, 0.093%에 불과하다. 두 구청의 올해 예산은 강남구 5629억9214만원, 서초구는 3229억5109만원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발단은 지리적인 이유에서 시작됐다. 강남역 일대의 서초동 구역은 인근의 논현동과 역삼동에 비해 해발고도가 17m 이상 낮다. 또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일대도 인근 논현동과 역삼동에 비해 해발 고도가 16m 가까이 저지대다.
이 때문에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강남구의 빗물이 서초구로 흘러 내려가고 이 빗물은 서초구에서 운영하는 잠원·사평 빗물펌프장을 통해 한강으로 방류된다. 문제는 2곳의 빗물펌프장이 처리하는 대부분의 빗물이 강남구에서 흘러내려 온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강남구에서 서초구로 유입된 빗물양은 총 107만8053t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초구에서 유입된 빗물양인 20만2787t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
강남구 압구정동 근방의 물이 밀려드는 잠원 빗물펌프장은 전체 처리량의 82%가 강남구에서 흘러온 물이며,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의 물이 유입되는 사평 빗물펌프장에선 88.3%에 달한다.
잠원 빗물펌프장 김영순 담당자는 “관리를 서초구에서 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처리하는 빗물의 대부분은 강남구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다”고 밝혔다.
▲강남구의회서 제동 걸어…서초구 소송으로 이어져
서초구는 강남구에 빗물 처리 비용 분담을 요구했고, 지난 2007년 1월 두 구청은 ‘빗물펌프장 유지관리비용 분담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강남구는 유역면적 기준으로 인건비와 전기료, 제세공과금 및 시설물 보수비용 등에 대해 2007년 30%, 2008년 60% 등으로 비율을 높인 뒤 2009년부터는 100%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강남구의회가 자신들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약 무효를 주장했고 강남구도 이를 계기로 비용 지급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서초구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심리가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24일 “서초구청의 분담금 청구는 이유가 있다”며 서초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2010년도 빗물 비용 3억4400만원과 지난해 비용 2억8500만원을 강남구가 서초구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강남구는 이번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난 8일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춘한 강남구청 치수방재과 기전팀장은 “강남구가 수로를 따로 만드는 등 인위적으로 빗물이 흐르게 했다면 당연히 빗물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맞지만 자연적인 흐름에 따라 서초구로 유입되는 것이다”며 “빗물펌프장의 위치도 서울시가 합리적인 결정에 따라 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서울시 111개소 빗물펌프장 중 18개소는 타구에서 빗물이 유입되고 있고 14개 구청은 배수유역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비용분담을 요구한 전례가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없었기 때문에 서초구의 요구는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은상 서초구 재난치수과장은 이에 대해 “서초구가 강남구에 비해 저지대라는 이유로 강남구의 빗물을 모두 처리하면서 비용 한 푼 받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재영 서초구 재난치수과 하수기전팀장은 “배수유역을 공유하고 있는 타 자치구들의 빗물 유입 비율은 많아야 60% 정도지만 잠원과 사평의 경우 90%에 육박한다”며 “재산세공동과세 등으로 인해 예산이 많이 줄어든 만큼 빗물 처리에 있어 강남구가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향후 2심 판결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시 항소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두 구청간의 법정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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