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기 의원                             (신사동·압구정동)

“서울시 지구단위 계획, 주민들 상대적 박탈감 없어야“

 지난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강 르네상스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압구정지구를 포함한 한강변 5개 구역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압구정지구는 아파트 재건축 승인을 조건으로 토지면적의 25%를 기부채납(공공기여)하는 지구단위(정비)계획을 수립해서 2011년 7월 14일부터 이틀 동안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바 있다. 그리고 2011년 9월 30일부터 1개월 동안 공람을 실시중이지만 이미 설명회 자리에서도 기부채납 25%에 대해 주민들의 거부의사를 확인했듯이 주민들의 참여와 동의 업는 서울시의 계획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 첫째, 무리한 기부채납 요구보다 건축법 제32조 2의 공개공지 제도를 도입하라!
  서울시는 주민들의 토지 25%를 기부채납 받아 올림픽도로의 일부구간은 덮개를 덮고 일부 구간은 지하화를 해서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한강을 가로지르는 성수동과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보행교를 건설해, 복합 문화단지를 지어 서울시민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타당성도 있어 보이고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기반시설 비용을 서울시가 아닌 압구정동 주민들에게 100% 전가시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기반시설이라면 굳이 25%씩 기부채납을 강요하지 않고도 토지소유권운 주민에게 두되 개방을 시켜서 서울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개공지’라는 좋은 제도를 활용하면 될 것이다.

 - 둘째, 공공기여(기부채납) 25%는 타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하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아파트 재건축을 승인하면서 특별한 인센티브도 없이 재건축 승인을 조건으로 25% 토지를 요구했던 사례는 눈을 닦고 찾아봐도 없다는 것이다. 용산구 이촌동과 성동구 성수지구를 예로 들고 있지만 이촌동 경우는 저층인 5층 아파트를 고층인 56층까지 짓도록 승인함으로서 나름대로 인센티브가 주어졌고, 특히 성수지구는 도시기반 시설이 열악한 재개발지구로서 제 2종 주거 지역에서 제3종 주거지역으로 종 상향과 아울러 고층아파트를 짓도록 승인해주는 두 단계의 인센티브를 줬다. 뿐만 아니라 성수지구는 재건축이 아닌 재개발이기 때문에 개발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2중 3중의 인센티브를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 셋째, 백화점 부지(면적 약37,200m²)도 사업지구에 포함시켜 주민들의 기부채납 비율을 줄여야 한다.
 이번 압구정동 지구단위(정비) 계획안을 보면 H백화점, G백화점 등이 사업지구에서 제외 됐는데 왜 제외시켰는지 주민들은 무척 궁금해 하고 있다. 주민들은 25%의 토지를 기부채납해서 아름다운 친환경적인 아파트 지구로 조성해 놓으면 그 때 가서 두 백화점은 제3종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종 상향시켜 영업을 하도록 해 주겠다는 계획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서울시가 여의지구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종 상향시켜주는 조건으로 40%의 토지를 기부채납 요구했던 사례를 비춰 볼 때, 두  백화점 부지 총 면적이 약 37,200m²(11,253평)로서 40% 기부채납을 받게 될 경우 그 면적이 14,880m²(약4,500평)이며, 이를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약3526억 원 이고 시가로 환산하면 무려 4500억이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기부 채납 할 때 두 백화점 부지도 동시에 기부 채납을 하도록 해서 주민들의 비용부담을 대폭 줄여 줘야 할 것이다.

  어떤 논리로도 주민들에게 비전이 아닌 고통을 안겨주는 개발계획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지금까지 서울시가 멋대로 추진해 오던 압구정지구단위(정비)계획은 즉각 중단시키고,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형평성에 맞게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