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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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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5  08: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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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거부한 이유

유니세프는 지난 1일 북한이 백신 297만 회분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일 김정은은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북한에서 이미 높은 강도의 방역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방역 강화를 주문했다.

전 세계가 백신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유독 북한만 백신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들 궁금해하고 있다. 물론 결국 북한도 백신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현재 북한이 백신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북한은 수령 중심의 신정 통치제 국가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위기 극복의 중심에는 항상 수령이 있어야 하고 수령은 북한 주민들을 위기에서 구원하는 구세주가 되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로부터의 지원에 의해 위기를 극복하는 순간 구세주로서의 수령의 권위는 허물어진다. 지금 북한은 김정은의 영도로 세계에서 유일한 코로나 청정국가임을 내놓고 자랑하고 있다.‘코로나 확진자 한 명도 없다는 기적 같은 현실이 오히려 김정은에 대한 구심력을 강화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외부로부터 그 어떤 지원을 받는 경우, 그것은 지원이 아니라 적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받은 전리품이라고 주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북한 체제이다. 그러므로 북한은 외부의 지원이 필요할 때면 오히려 정세를 긴장시키고 긴장 완화에 동의해 주는 대가로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구도를 만들어 나간다. 최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것 등도 이러한 북한의 협상술에 기인하고 있다.

둘째로, 코로나 위기는 북한에게 위기인 동시에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 정권은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외부로부터의 사상문화와 상품 밀수를 막아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나 실패하였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가 닥치면서 코로나에 대한 공포증을 확대하여 국경통제와 국내 인원 유동을 철저히 통제하는데 성공했다. 북한군의 총탄도 두려워하지 않고 목숨 걸고 북중 국경을 넘나들던 수천 명의 밀수꾼들이 코로나가 두려워 스스로 밀수를 중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장기화로 평양 주재 외국 공관들의 잠정 폐쇄가 잇따르는 가운데, 현재는 옛 사회주의나 친북 성향의 국가 대사관 10여 곳만 운영되고 있다. 영국, 스웨덴, 독일과 같은 서구권 국가의 대사관이 잠정 폐쇄되면서 북한 정권에 불리한 소식이 외부로 나갈 루트가 차단되었다. 김정은 정권은고난의 행군후 지난 30여 년 동안 날로 취약해지고 있던 국가의 강제적 행정통제력을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되찾아 오는데 성공하였다.

셋째로, 현 백신의 효능에 대한 북한의 불신과도 관련된다.

지금 여러 코로나 백신이 나왔으나 아직도 세계는 근본적인 코로나 극복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지원이 이루어져 북한 주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 당국의 통제를 피해 다시 자유로운 이동과 밀수 등에 복귀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겨우 국경 완전봉쇄에 성공했던 NK-방역이 무너지게 될 것이고 더구나 변이 바이러스까지 북한에 들어온다면 보건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북한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

그리고 소량의 백신만 들어올 경우 백신 공급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어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북한의 이념을 훼손하고 통치 정당성을 잃을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물량 공급에 여유가 생길 시점에 대규모로 받는 것이 김정은에게 유리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시점에서 북한이 백신지원을 받는 것은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외 백신을 공급받아도 열악한 냉동시설 때문에 백신 보관이 어려울 수 있는 원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지금 북한의 관심은 북한과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중국이 코로나를 언제 극복하느냐에 쏠려있다. 중국이 코로나 극복에 성공하지 못하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 확산이 계속된다면 북한은 백신 지원에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202194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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