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라고 무리하게 규제하는 게 맞는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인수위 국토위 업무보고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의 말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부동산 투기자로 간주하고 공공의 적으로 몰아세우며 세금폭탄을 쏟아 냈다. 집값은 자기들이 올려놓고, 성난 민심에 정권이 바뀌자 지방선거를 앞두고‘1주택자에 한해 공시가격 동결’이라는 땜질 처방을 들고 나왔다.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작년 95%에서 100%로 인상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과 더불어 보유세에 영향을 미친다. 꼼수도 이런 꼼수가 없다.

  다주택자는 올해 오른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 작년보다 더한‘보유세 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당장 내년엔 1주택자도 올해 잔뜩 오른 공시가격을 포함한 2년 치 세금 상승분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주택 수에 비례해 세금을 중과하는 방식은 과세 원칙인 공평성에 어긋난다. 집이 두 채란 이유로 초고가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 보다 몇 배 많은 세금을 물어야 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여 국민들의 부담을 낮추어야 한다. 주택 수가 아닌 보유 주택 합산 가액에 비례해 매기는 것이 옳다.

  투기와는 먼‘억울한 2주택자’도 적지 않다. 집을 갈아타는 과정의 일시적 2주택자, 공동 상속에 따른 2주택자, 말소된 등록 임대주택을 팔지 못한 2주택자, 생계형 임대사업자 등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폐지된 단기임대와 아파트장기임대 제도를 재시행하고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중과배제, 종부세 합산배제 등 세제혜택을 다시 부활해주는 것이 절실하다.

  다주택자는 무주택자들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세금폭탄을 두들겨 맞아야 할 죄인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보고 세금을 중과하는 ‘징벌적 부동산 세제’프레임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2022년 3월 28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