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대 대로변 중소형 빌딩이 매물로 나왔다가 회수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현금보유가 제일이라는 요즘 투자경향에 비춰보면 최근 부동산 불패론이 무너진 데다 주식시장마저 불안한 횡보를 이어나가는 탓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국토계획법 개정이 가장 큰 요인이다. 국회는 지난해 말 한나라당 김태원ㆍ정의화 의원이 발의한 관련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달 중 공포하면 6개월 후인 8월경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법령은 한 건물이 2개 이상 용도지역에 걸쳐 지어졌을 경우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 비율) 산정방식을 바꾸는 게 핵심이다. 지금은 2개 이상 용도지역에 걸쳐졌다면 면적이 큰 쪽 용도지역 용적률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예컨대 100㎡ 대지 중 60㎡가 3종 일반주거지, 40㎡가 준주거지라면 이 토지는 3종 일반주거지로 인정받아 이에 해당하는 용적률 250%(서울시 조례상 기준용적률)를 적용받게 된다.

하지만 새 법에선 용도지역별 가중평균을 산출해 용적률을 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100㎡ 대지 중 60㎡는 3종 일반주거지 용적률인 250%를, 40㎡는 준주거지 용적률인 400%를 받아 이를 가중 평균한 310%가 최종 용적률이 된다. 용적률 증가는 건축물 층수나 연면적 증가로 연결되므로 추후 신ㆍ증축할 때 그만큼 사업성이 높아지게 된다. 빌딩 중개업계는  지역이나 용도별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건물값이 5%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8월 이후로 매각시기를 늦춰 건물 가격을 높이려는 보유자들이 늘다 보니 매물 회수와 거래 소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남 일대에서 이같은 매물회수 사례가 잦다. 개인 자산가들이 건물을 보유한 사례가 많고 건물 가격이 높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정책 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예측된다.

조민이 에이플러스 리얼티 리서치팀장은 "향후 사업성이 떨어질지는 투자자들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 건물주들이 대개 매각보다 조기 건축허가를 준비한다"며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중심 권역에선 당분간 중소형 건물 거래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