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연간 거둬들이는 증여세(국세)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증여세수에서 강남 3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1.4%나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국세청의 ‘시·도별 증여세 납부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국에서 걷힌 증여세는 총 3조 4,880억 원이다. 서울이 2조 968억 원(60.1%)을 차지해 전국에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울 지역 중에서도 강남3구가 증여세가 높았다. 강남구는 5,935억 원, 서초구 3,850억 원, 송파구는 1,169억 원을 납부했다. 이들 3구의 증여세 수입만 1조 954억 원에 달한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에서 거둔 증여세액의 52.2%로 절반이 넘는 수치다.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부산이 1,366억 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인천은 1,076억원, 대구는 990억 원으로 각각 4, 5위를 지켰다. 전남(134억 원), 제주(160억 원), 대전(190억 원)은 증여세수가 적은 편이었다.

증여세는 타인의 증여에 의해 무상으로 취득한 재산을 과세 대상으로, 그 재산을 취득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생전 증여를 통한 상속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일종의 ‘생전 상속세’다.

박명재 의원은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등에 의해 자식의 장래가 정해지는 계층 대물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지만, 부의 집중과 이전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수치인 증여세 납부현황을 통해서도 지역별 집중 현상이 매우 뚜렷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사회통합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계층 이동이 역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비과세나 감면을 줄여 부의 무상 이전에 대한 과세 강화 등 세제개혁은 물론 교육, 주거, 생활 안전 지원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