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인 강남구에도 야권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강남갑과 병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강남을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이 되며 새누리당 독식 체제를 끊게 됐다.

강남을 선거구는 여야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전현희 변호사는 출구조사 때까지만 해도 김종훈 후보에 0.1%가량 뒤져 있었으나, 개표 결과 김 후보를 7.1% 앞서며 판세를 뒤엎고 당선됐다.

야당이 강남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은 2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992년 제14대 총선 때 민주당 홍사덕 후보가 당선된 이후, 야당은 단 한 번도 강남구에 깃발을 꽂지 못했다. 전 당선인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기에 이번 당선은 더욱 이례적인 결과로 꼽힌다.

전 변호사는 지난 4년 동안 강남을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강남 을 선거구에 민주통합당 공천을 신청했던 전 변호사는 당시 정동영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배해 송파 갑 선거구에 공천 됐지만 강남 지역주민들을 생각하며 공천을 반납했다.

4년이 지난 이번 20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전 변호사는 세곡동 일대에 지하철역이 없어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지하철 유치 공약을 내세우며 민심을 얻었다. 전 후보는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를 잊지 않겠다”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남구 갑·병 선거구에서는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이 됐지만, 지난 19대 국회의원선거와 비교하면 여당과 야당의 표차가 크게 줄었다. 19대 총선 당시 강남갑 지역에 출마한 심윤조(새누리당) 후보는 8만 2,582표를 얻으며 4만 1,509표를 얻은 민주통합당 김성욱 후보를 4만 1,073표 차이로 앞서고 당선됐으며, 강남을 지역에는 김종훈(새누리당) 후보가 7만 3,346표를 얻으며 4만 8,419표를 얻은 정동영(민주통합당)후보를 2만 4,927표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1만 표 가량 차이로 승부가 갈린 이번 20대 총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