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역 교차로.

강남구(구청장 신연희)가 삼성동 옛 한전부지 공공기여금 1조 7,000여억 원 사용처를 놓고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각하’ 결정을 내린데 불복하고 항소했다.

강남구는 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 고시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 1심에서 원고 각하 판결을 받은데 불복해 지난 21일 상급법원에 항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들이 해당 고시와 관련해 개별적, 직접적, 구체적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각하 결정을 했다.

이에 강남구는 "서울시가 무역센터 주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잠실운동장까지 확대하기 위해 구청 사전협의권을 박탈하고 토지주인 기재부와 협의를 하지 않았으며 재원조달 방안도 강구하지 않고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안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한, 강남구는 "열람공고 관련 하자 만으로도 주민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된 것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어 원고적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지구단위계획 구역 변경은 영동대로 선택·집중개발을 무산시키려는 국익에 위배되는 행정"이라며, "강남구범구민비상대책위원회와 소송추진단과 함께 강남구민의 권리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신연희 구청장 등 구민 48명과 강남구청이 지난해 서울시장을 상대로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10개월간의 심리 끝에 각하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이 문제 삼은 서울시 지구단위계획구역은 단순히 도시계획의 지역 범위를 규정한 것으로, 실질적인 도시계획(지구단위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강남구민 이익엔 구체적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

구민들은 공공기여금이 강남 대신 잠실 기반시설에 사용될 경우 자신들의 재산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도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반시설 설치 여부에 따른 공공기여금 사용 관계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기여금을 국제교류복합지구에 포함된 잠실운동장 개발 등에도 사용할 계획인 반면 강남구는 영동대로 통합개발에 최우선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