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의회사무국장 발령 시 ‘의장추천’ 절차 생략

구의회, 국장인사 거부하다 구청 ‘유감표명’후 수용

지난 2년 동안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던 강남구청(구청장 신연희)과 강남구의회(의장 양승미)가 구의회 후반기 의장단이 출범한 후에도 계속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전반기 김명옥 의장 재임시절 신연희 구청장의 ‘강남특별자치구’ 발언 및 강남구청의 ‘댓글부대 사건’ 등으로 갈등이 고조되면서 신 구청장은 강남구의회 임시회는 물론 정례회의에도 출석하지 않는 등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초 전반기 의장단 임기가 종료되고 후반기 의장단(의장 양승미, 부의장, 문백한, 운영위원장 한용대)이 새로 구성되면서 강남구청과 강남구의회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신 구청장과 주윤중 부구청장을 비롯한 국장급 간부들이 강남구의회를 방문해 신임 의장단과 함께 오찬을 함께하며 “지난일은 모두 잊고 집행부와 의회가 주민을 위해 잘 해보자”는 취지에 의견을 함께하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결의’는 오래 가지 못했다.

강남구가 이동호 전 의회사무국장의 책임을 물어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사무국장을 발령하면서 지방자치법에 명시돼있는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철차’를 생략하고 일방통행식 인사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됐다.

지방자치법 제91조(사무직원의 정원과 임명) 제2항은 “사무직원은 지방의회의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명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무직원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사무국장, 사무과장에게 위임하여야 한다.”(이하 생략) 고 명시하고 있다.

강남구가 이 같은 지방자치법 제91조 2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의장 추천절차’ 없이 후임 사무국장을 발령하자 구의회 의장단과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구청의 인사명령을 받고 강남구의회로 출근한 신임 국장은 의회 측의 거부로 한동안 국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가 구청 측이 절차상 잘못을 인정하고 유감표명을 한 후에 정상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한편 구청 측과 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출범 초반부터 발생된 의회와의 이번 갈등은 구청 측의 고의성은 없었으며, 구청장 휴가기간 동안 인사 실무라인의 과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강남구청과 구의회 간의 오랜 갈등이 이번 국장인사 사태 봉합으로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