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의회(의장 양승미)가 지난 20일부터 30일까지 각 위원회별로 공무 국외연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복지도시위원회(위원장 서경원)가 일정을 2주 앞두고 방문국가를 변경하면서까지 국외연수를 강행해 비난이 일고 있다.

강남구의회에 따르면 복지도시위원회는 당초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5박 7일간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해 동남아 선진의회제도 발전과정 및 행정서비스 운영현황 견학과 복지정책 등과 관련된 시설탐방 및 비교사찰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외교부에서 지난 2일 최근 싱가포르에 지카바이러스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발생지역도 확대되고 있어 여행경보 1단계인 여행유의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복지도시위원회는 공무국외연수 심사위원회 심의를 걸쳐 8일 방문국가를 중국(광저우, 심처, 마카오, 홍콩)으로 변경했다.

당초 복지도시위원회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방문을 위해 지난 7월 공무국외연수 업체를 선정하고 방문국 교섭과 자료 준비 등의 행정사항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외교부 여행경보 발령에 따라 연수를 2주 앞두고 방문국가를 중국으로 변경하면서까지 공무 국외연수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서경원 위원장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방문하면 재난방재청 방문 등 기관 방문이 참 좋았는데 갑자기 여행경보 발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방문국가를 변경하게 됐다"면서 "중국 기관과 섭외가 됐고 4대보험 공사 현장 방문 등 알차게 일정을 잡아 당초대로 국외연수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변경되기 전보다 준비 등이 좀 미흡하지만 그래도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잘 준비한 만큼 알찬 정보와 내용을 가지고 돌아가 강남구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국외연수에 대해 주민들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한 주민은 "사실 국회의원도 그렇고 다른 지자체 의원들도 해외연수 간다고 하면 대부분 관광성 외유가 많은 건 사실 아니냐"며 "이번처럼 준비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일정을 취소하고 추후에 일정을 잡는 게 맞지 방문국을 변경하면서까지 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그 동안 의회에서 많이 해외연수를 다녀왔지만 제대로 벤치마킹한 것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도 방문한 지역에서 뭘 배워서 강남구에 벤치마킹하겠다고 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해외연수를 빙자한 관광성 외유에 더 이상 예산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복지도시위원회가 이번 공무국외연수에 지출한 예산은 1인당 249만 8,090원씩 총 2,590만 3,140원이다.

한편 행정재경위원회(위원장 김병호)는 양승미 의장을 포함해 11명의 의원들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히로시마, 구라시키, 오카야마, 나오시마 오사카를 방문해 국외 시의회간 교류활동과 노인복지시설 및 재난대비 위기관리실 등을 견학한다.

1인당 예산은 248만 4,360원으로 총 2,826만 6,560원의 예산이 국외연수비용으로 지출된다.

공무국외연수를 진행한 강남구의회는 공무국외연수 결과보고서를 귀국 후 15일 이내에 제출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