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세브란스 사거리 앞. 강남세브란스병원과 도곡삼호아파트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마주하는 삼호아파트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1983년 개원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하루 외래환자 수가 최대 4,000명에 달하는 등 환자 유입이 늘면서 수차례 리모델링과 증축을 했으나 병실과 주차장 등 공간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의료원 측은 십여년 전부터 병원 옆 삼호아파트 일부 세대(17세대)와 인근 도곡중학교 사이의 토지를 사고 도곡중 운동장 지하 개발권을 확보해 공간난을 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교육청과도 합의를 마쳐 교육청은 2016년 1월 ‘도곡중 토지 매각 추진계획’을 공고했다. 의료원이 병원과 학교 사이에 있는 당시 시가 45억 원 상당의 부지 1,917m²를 매입하고, 도곡중 운동장에 210억 원 규모의 복합시설을 짓는 게 핵심골자다.

하지만 삼호아파트 주민들이 이에 제동을 걸었고 현재 주민협의체가 구성되지 못한 채 사업이 답보 상태다.

삼호아파트 주민들은 “의료원이 도곡중학교 운동장 복합시설을 설립하는 대신 삼호아파트 127세대를 세대 당 20억 원(평당 9,320만 원)에 매입해 달라”고 제안했다.

병원 측은 “현재 시세가 11억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1984년 준공된 도곡삼호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540일대 1만 500㎡에 자리한 소규모 단지로, 전용면적 127㎡ 2개동 144세대로 구성됐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됐으나 서울시 도시게획위원회 심의에서 보류 결정이 난 상태다.

임종대 도곡삼호아파트 주민대표회의 회장은 “도곡중 지하 공사를 하게 되면 트럭 약 2,000대 분량의 흙을 반출해야한다. 공사가 진행되면 아파트에 큰 울림이 예상되고 이는 곧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세대 당 20억 원’은 주민 설문조사 결과를 병원 측에 통보한 것일 뿐, 공식적인 매각 조건이 아니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삼호아파트의 세대 당 토지 지원율은 21.45평 규모로 평당 최소 8,000만 원으로 잡아도 17억 원 정도다. 작년에 삼호아파트 앞 도곡로 건너편 건물이 시세 7,800만 원에 팔렸다”며, “최소 17억 원은 받아야 맞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 주민들은 아파트 재건축 승인을 기다리면 된다”며, “차라리 병원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