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번째 공판에 출석해 자신에 대한 고발은 “더불어민주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라이벌 제거를 위해 벌인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 변호인단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 시장과 신 구청장은 강남구 행정업무로 계속 대립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날 증인으로 나온 문재인캠프 소속 변호사 임모씨에게 “신 구청장이 문 대통령을 비방했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민주당 소속의) 여선웅 강남구의원”이라며 “신 구청장에게 불만을 갖고 있던 여 의원에 의해 박 시장 라이벌을 제거할 목적으로 고발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신 구청장이 수백 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공유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시일 뿐 사실 적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씨를 향해 “특정인의 공산주의자 여부를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이나 지표가 있느냐”며 “(공산당) 당원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모두 공산주의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는 궤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공산주의자 여부는 주관적 판단이라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의견이나 평가의 문제”라며 “보수적인 사람 중엔 진보적인 사람을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 구청장이 카톡에 공유한 허위 비방글들에 대해서도 “언론보도와 TV에서 나왔던 내용이다. 이를 접하고 그 발언자들이 허위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을 몰랐다”며 “허위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임씨는 “공산주의자는 부정적 의미로서 혐오표현으로 사용되는 용어”라며 “신 구청장이 이미 가치 판단을 내려놓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일축했다.

그는 “신 구청장이 사용한 ‘퍼 나릅시다’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임씨는 또 ‘고발장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문재인 당시 후보의 처벌의사를 확인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확인했다”고 답했다.

신 구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수십 회에 걸쳐 문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이 담긴 글을 카톡을 통해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