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가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자가거주비중이 낮아지면서 거주와 보유의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요는 많지만 가격장벽이 높아 전월세 거주형태가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통계청 ‘인구·주택 총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물량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로 나타났다.

강남3구는 35%를 기록하며 서울 전체(30.1%) 보다 높았으며 그 외 서울 지역(28.8%)을 상회했다. 서울 내에서 아파트 인허가가 가장 많은 지역도 강남3구였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강남구의 아파트 인허가는 12.2%를 차지했고 강동구 11.8%, 송파구 10.1%, 서초구 6.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금자리지구 등 택지지구에서의 공급물량으로 인해 강남3구에서는 가장 많은 아파트 공급이 이뤄졌다. 많은 공급물량에도 강남3구의 아파트 자가거주비중은 크게 떨어졌다. 2005~2015년 10년간 강남3구는 7.0%(58.9%→51.9%) 줄어들며 그 외 지역(5.3%↓, 64.6%→59.3%) 대비 감소폭이 컸다.

세부적으로는 △서초 62.9%→53.2% △강남 51.5%→44.6% △송파 65.4→59.2% 등을 기록했다. 아파트 공급이 가장 많았음에도 자가거주가 촉진되지 않은 이유는 강남3구 아파트의 높은 집값 때문이다. 가격장벽에 막힌 실수요자들이 전월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강남3구는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 본사 등이 위치해 고용요건도 좋아 주거수요가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학군, 대치동 학원가 등 우수한 학군을 중심으로 학령기 연령대와 이들 부모세대의 외지 전입 비중이 높다. 최근 5년간 연령별 전입인구는 강남3구의 경우 20세미만과 30~45세미만 인구 전입 비중이 그 외 서울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20세미만의 외지 전입 비중은 강남3구가 17.8%로 그 외 서울지역(14.8%) 대비 3% 높았다. 또한 30~45세미만은 강남3구는 41.0%, 그 외 서울지역이 37.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의 주거지로서의 높은 선호도로 인해 재건축 중심의 신규 주택 공급으로만 강남3구의 수요를 충족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신규 주택 공급이 가능한 개발지로의 투자수요 유입으로 인해 만성적인 가격 불안과 급등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강남3구 외 지역으로 투자해 수요를 분산시키거나 인프라 건설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타 지역으로 이전시켜 공공이 조정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현재 강남권 중심으로 신분당선, 지하철 9호선, 수서역 개발, GTX A노선 등 광역 교통망을 건설하고 있다. 교통망들은 주거와 고용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해 수요와 수익성이 높은 노선들로 꼽힌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이 강남3구와 다른 지역과의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