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집·서울｣이 서울특별시, 유한킴벌리의 후원으로 서울시에 주소를 둔 학생, 청소년, 시민을 대상으로 ‘우리 동네’를 주제로 한 수필 공모전을 개최했다. 제6회 ‘사랑으로 쓰는 서울, 우리 동네 이야기’ 공모전 수필의 소재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골목, 이웃, 건물, 자랑거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었다.

유만상 소설가가 심사위원장으로 권남희 수필가, 김선주 소설가, 박종철 시인, 정두리 아동문학가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최우수상은 김지상, 우수상은 나명희, 박성실, 박현수, 오시헌, 허창무 그리고 장려상은 김건아, 김진이, 김효민, 소지연, 윤태인, 이정순, 장서영, 정승호, 조동현, 한의정이 각각 수상했다. 수상자들의 글이 실린 수상작품집 ‘사랑으로 쓰는 서울, 우리동네이야기’는 비매품으로 서울 소재 도서관, 문화센터, 관공서에 배포됐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최우수상 작품인 ‘열린 집의 6인 식탁’을 쓴 김지상이다. 김지상은 서울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한국수필로 등단한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백미문학회를 만들어 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거울 속의 해바라기』, 『해바라기의 미소』, 『해바라기의 환희』, 『꽃길을 가꾸며』, 『돌아온 아빠』등이 있다.

‘열린 집의 6인 식탁’은 건물5층에 세들어살다 떠난 사람의 이야기다. 이사갈 때 버리고 간 쓰레기가 옥상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아래층까지 내려다 버리기 귀찮으니까 손쉽게 옥상에 버렸겠지만 여름철 장마가 지면 물난리가 날 것이 뻔했다. 한숨과 비난 끝에 이사 간 사람을 추적해서 법적인 책임을 묻기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이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형쓰레기봉투와 부대에 담은 폐기물과 화분들을 아래층까지 운반하며 함께 흘린 귀한 땀방울은 나만 편하자고 얌체같은 행위를 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일을 마치고 이들 모두는 이동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카톡방을 열어 말끔히 치워진 옥상 사진을 올렸다.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며 단합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 일로 인해 주민이 더욱 친밀해졌다.

80세가 넘은 그녀의 필력에서 삶의 지혜와 연륜이 느껴진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르신들은 외출도 힘들고 복지관과 노인정에서 모임도 가지기 힘든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지상은 그녀의 집을 개방해 거실에 6인용 식탁과 의자를 들여놓고 간식을 준비하고 때로는 식사 제공도 하며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에서는 건강에 대한 정보도 교류하는데 김지상이 특히 신경쓰는 건 조기 치매다. 조기치매를 방지하기 위해 치매예방놀이를 만들었다. 민화투게임으로 게임돈을 연말에 불우이웃돕기를 한다. 이러한 작은 나눔이 전국적으로 확산될거라는 꿈을 가지고 동세대 친구이자 어르신들에게 동식물 이름 맞추기, 일본어동화책 읽어주기 등으로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80세가 넘은 연령에 대부분 우울과 피로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꿈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당신의 삶을 명랑하고 건강하게 이끌어가는 지혜와 현명함이 돋보이는 글이다. 노인들이 지루하지 않게 일상의 소일거리를 개발하는 일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80세 어르신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나 자신의 노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