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타당한 법적 근거 없어”

한전부지 개발과 관련, 강남구가 지난 20일 공공기여금의 우선적 사용권을 보장해 달라고 서울시에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서울시는 강남구의 이같은 주장이 타당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하는 등 공공기여금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이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낸 공개 호소문을 통해 “한전부지 개발로 인한 공공기여금은 현행법상 강남구가 우선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서 구룡마을 개발방식 이후 또다시 서울시와 충돌하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강남구에 따르면 한전부지에 115층 초고층 건물과 62층 호텔이 들어서면 개발밀도 상승으로 교통대란, 환경오염 등이 발생하는 만큼 공공기여금이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구청장은 “서울시는 그러나 지구단위계획구역 확대변경을 통해 공공기여금을 시 소유 잠실종합운동장 부지 개발사업에까지 사용하려 한다”며 “이는 ‘상위법 우선’을 완전히 무시한 절차”라고 비판했다.

또 한전부지 사전협상을 위한 '협상조정협의회'에 서울시와 현대차만 참여하는 것을 두고 이해 당사자인 강남구도 포함시켜 투명한 개발추진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정면 반박했다.

서울시는 “강남구의 요구사항에 대해 그동안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호소문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공공기여금의 강남구 우선적 사용권은 도시계획 결정권자인 시장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계획 내용에 반영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받아 결정하는 것”이라며 강남구의 주장에 맞섰다.

서울시는 “다만 공공기여 세부 활용에 대해서는 자치구 의견을 적극 수렴해 주민불편이 최소화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강남구는 공공기여 활용에 대한 방안을 시에 협조 요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잠실종합운동장 시설의 지구단위계획구역 포함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의거한 적법 사항으로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체계적, 종합적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협상조정협의회에 강남구를 포함하는 것과 관련 “법률적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참여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이는 국가간, 기업간의 협상에 있어 일반적인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