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소방서 예방과장 김형국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시즌이 다가왔다. 예전부터 대학수능일이 되면 기온이 급강하면서 수능한파라는 말이 생겨났다. 아마도 고3 수험생과 그 가족들의 초초한 마음이 더욱 추위를 느끼게 한 까닭이기도 했을 듯하다.

11월은 수능과 함께 소방에서도 바쁜 시즌이 시작되는 달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기온이 하강해 각 가정과 사무실에서 난방기기를 오랜만에 가동하기 시작한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난방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화재도 증가하는 시기가 바로 11월이다.

작년 서울에서 발생한 큰 화재중 하나인 구룡마을 화재역시 찬바람 불기 시작한 11월에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6개 동이 전소했다. 이처럼 11월부터는 본격적인 기온하강으로 인해 화재 위험성이 증가한다. 최근 3년간의 발생현황을 살펴봐도 겨울철에 전체화재의 33.7%가 발생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재가 증가하는 시기이니만큼 소방서에는 화재 예방과 대비를 위해 각종 정책들이 집중돼 추진된다.

11월은 겨울철을 앞두고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각종 119 안전운동을 전개한다. 11월 9일은 119 소방의 날로 기념행사와 각 소방서별로 불조심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소방차 길터주기 운동, 각종 현수막, CM송, 포스터를 활용해 화재예방 의식을 고취시킨다. 특히 소방차 길터주기 운동은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재난현장 황금시간 준수를 위해 꼭 필요한 시민 협조사항으로 매월 주기적으로 교통량이 많은 구간을 중심으로 각 소방서에서 실시하고 있다. 예전보다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소방차량이 출동할 경우 양보해주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소방차 길터주기는 아직도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11월 16일에는 광화문에서 화상환자 돕기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개최된다. 이행사는 기부캠페인, 안전체험마당, 특별공연이 부대행사로 이어져 많은 시민들의 참여해 화상환자 돕기에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캠페인 같은 행사 이외에도 각종 소방교육, 화재취약지역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도 겨울철 시기에 집중돼 추진된다. 특히 구룡마을, 전통시장 같은 화재 시 대형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는 대형화재 취약지역에 대해서는 소방특별검사, 관계기관 및 거주자 간담회, 소방훈련, 주기적 화재예방 순찰 등 종합적인 소방 대책이 추진된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대형 판매점 같은 대상은 비상구 폐쇄에 대한 특별점검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대형할인점에서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화재감지기 같은 주택용 기초소방시설 판매대를 개설해 시민들 스스로 화재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소방여건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방서에서 11월부터 겨울철 화재예방을 위해 각종 캠페인, 훈련, 소방검사, 간담회 등을 개최해 추진하지만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소방서 위주로만 이같은 정책이 진행된다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 소방서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은 내 가정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공감해주고 응원해주기를 소망한다. 올해도 모두가 안전한 겨울나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