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

이영균

하루도 거르지 않는 회귀는

무엇에 끊임없는 갈구인 것

세상을 향해 깨어날 때부터

빛은 하나뿐이었던 것

세상 두려운 거짓을 지우며

나무 밑이나 후미진 틈을 헤집는 것

세상의 깊이를 가늠하느라

물속에 흩어져 일렁거리는 것

흐린 날 우쭐하여 길게 스멀거리며

온 세상 희롱하는 것에서

두려움에 저린 오금을 풀어주는 것

빛을 따라 일어나고 저무는 만물들을

우묵한 빛 속에서 누추함을 벗고

새 빛으로 치장하게 하는 것

시시각각 그의 추종으로

어느덧 자기의 물결로 물들게 하는 것

끊임없이 지고 나고 순환하여

잠의 시간을 늘 새롭게

배려하는 것

[사진설명]

2004년 ‘좋은문학’ 시 등단

2008년 좋은문학대상 한국시인상 수상

저서 ‘하얀 아침’, ‘금빛하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