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절정

남궁연옥

시월, 가로수 화려하다

온 가을을 다 뒤집어쓰고

제 세상인 듯 요란하다

그게 어디 너의 만의 힘이던 가

바람 수 만 번스치고 햇빛 물

새소리, 천둥소리 개 짖는 소리,

내 헛기침까지 보탰지

하긴 너도 많이 양보했겠구나

자동차의 소음 주정뱅이 토악질,

이유 불문의 발길질에서

천둥벼락에 귀머거리 불구되고,

우박 어름 그것 다 온기로 품어낸다고

토막 잠 줄행랑에 놓치고

이 잠깐의 영화 위해 무던히도 꿋꿋했구나

생각 사륵 몸서리난다고

절레절레 흔들어대지만

붉은 자태 서럽도록 고웁다.

[작가소개]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기도 문학상 수상

시집 ‘나는 늘 그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