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이동면에 소재한 길현미술관에서 이달 15일부터 9월 28일까지 106일간의 일정으로 ‘제2회 남해바다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길현미술관은 옛 성남초등학교가 새로운 현대미술의 전시장과 미술체험공간으로 재탄생되어 화제가 된 곳.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미술제에서는 메인이벤트인 ‘바람 불어 좋아라’전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 전시는 거친 남해바다의 모습과 세월 속에 켜켜이 쌓인 시ㆍ공간의 이야기를 모아 현대적인 예술로 탄생시킨 작품을 선보인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선견을 이 시대의 대표적인 회화, 퍼포먼스, 설치작가 17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개막일인 지난 15일에는 오프닝 행사로 유지환 씨와 김백기 씨의 개막 퍼포먼스가 펼쳐져 상징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들을 새로운 행위 예술의 세계로 인도했다.

만약 개막일 오프닝 퍼포먼스를 놓쳤다면 세달 뒤인 9월 22일 행위예술제 ‘몸짓, 바람짓’을 관람해보자. 참석 못한 아쉬움을 마음껏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길현미술관은 후지에다 무시마루를 비롯한 국제 퍼포먼스 페스티벌 참여작가 4인을 초청하여 남해바다를 배경으로 또 하나의 언어라 할 수 있는 ‘행위예술’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반면, 다양한 현대미술작품과 퍼포먼스를 통해 눈을 자극시켰다면, 한번쯤은 귀에도 호강시켜 예술적 감수성을 더욱 자극해 보는 것은 어떨까? 행위예술제보다 약 한달 정도 앞선 8월 17일에는 음악회 ‘신바람 난 잔치’가 길현미술관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다.

물론 거창하고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음악회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음악인과 마을 주민이 함께하는 작고 소박하지만 여름의 무더위를 달래주고 달콤한 휴식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당신을 어루만져 줄 소중한 공연이 기획되어 있다. 색소폰과 기타, 그리고 바이올린 등 너무나 친숙하면서도 한여름 밤의 은은한 바람과 곧잘 어울리는 선율은 조용한 시골 밤의 낭만을 그려보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13일과 14일에는 오로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만을 위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13일에 진행되는 남해바다미술대회 ‘바다야 놀자’는 회화와 소조, 만화 부문에 참여하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아이들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미술문화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리라 기대된다.

특히 남해의 아름다움과 고향에 대한 애착을 심어줄 이번 미술대회에는 ‘바람불어 좋아라’전 참여작가들과 남해미술교육연구회 회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50여명을 시상하며, 우수작품 30여점은 8월 한 달간 길현미술관 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라 아이들을 더욱 설레게 만들 예정이다.

또 14일에는 권영섭, 사이로, 신문수, 오룡 등 우리나라 최고의 원로 만화가 7명을 초청하여 학생들과 함께 만화를 직접 그려보고 우리나라 만화발전에 대한 이해와 생생한 작업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만화 같은 미술’ 행사가 마련된다. 아이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가족 피서객들이 길현미술관을 찾는다면 더없이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튿날인 15일부터 8월 1일까지는 ‘만화 같은 미술’행사에 초청된 7명의 만화가들이 남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스케치로 담은 남해여행스케치전이 열린다.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옮겨놓은 만화스케치는 남해의 빼어난 절경을 색다른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