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페리어갤러리는 2025년 9월, 민율, 이동훈 작가의 2인전 《마음을 채우는 전시》展을 선보인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잊고 지냈던 감정의 여백을 다시 채워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그 안에서 두 작가는 거창한 메시지나 화려한 장면 대신, 일상의 순간에서 마주하는 감정들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고요함, 머무름, 기다림, 설렘 등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결들을 포착하며, 그 속에 담긴 ‘힐링’의 의미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민율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 속에서 고요와 사유의 순간을 세심하게 포착한다. 나무 위에 놓인 작은 의자, 하늘과 구름, 바람과 같은 자연의 요소들은 작가가 마련한 사색의 공간이자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차분한 붓질과 부드러운 색채로 완성된 화면은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흔적을 담아내며, 단순한 오브제 속에서도 깊은 위로와 여유를 전한다. 특히 <나무의자> 시리즈는 잊고 있던 유년의 감정과 소소한 기억을 현재로 불러와, 보는 이로 하여금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제안한다. 작가는 이 작은 의자를 통해 누구나 잠시 머물며 마음을 쉬게 하고,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되새길 수 있는 상상 속 ‘쉼터’를 만들어낸다.

이동훈 작가는 일상의 평범한 풍경에서 발견한 행복과 여유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작품 속 캐릭터인 거위 ‘브루노’는 작가 자신을 투영한 상징적 존재로, 여유롭게 휴식하고 유영하는 모습은 반복되는 일상 속 잊고 지낸 작은 행복을 환기시킨다.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색채와 친근한 구성을 통해 장면 속 흐르는 시간과 공기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작가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여백과 편안함, 그 안에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를 갖게 한다. 아크릴 재료로 건조성과 선명한 색감을 활용해 자칫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화면 구성을 여러 겹의 붓터치를 쌓아 올려 입체적인 형태를 구축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작품이 가진 따뜻한 정서와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작가의 작품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 있더라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본질은 이어져 있다는 믿음을 담아내며, 교차하는 일상의 단면을 익숙한 감정의 방식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삶이 응답할 때가 있듯,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스스로를 돌보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되짚고자 한다. ‘내가 어디에 있든, 당신이 어디에 있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작은 행복과 충전(充塡)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마음을 채우는 전시》展은 2025년 9월 24일까지 진행된다.

전시기간 : 2025년 9월 2일 (Tue.) - 2025년 9월 24일 (Wed.)
운영시간 : 10시-19시 (주말, 공휴일 휴관)
전시장소 : 슈페리어갤러리 / 강남구 테헤란로 528 슈페리어타워 B1